애비야 같이 집에 가서 살면 안되나?
고향집에서 더는 홀로 살지 못하게 된 여든셋,
치매 앓는 노모를 집 가까운 요양원으로 보낸다.
시설도 좋고, 친구들도 많고, 거기가 외려 어머니 치료에도 도움이 돼요.
1년도 못가 두 손 든 아내는 빛 좋은 개살구들을 골라 여기저기 때깔 좋게 늘어놓는다.
실은 늙은이 냄새, 오줌 지린내가 역겨워서
외며느리 병시중이 넌덜머리가 나서인데
버럭 고함을 질러보긴 하였지만,
나 역시 별 수 없어 끝내 어머니를 적소로 등떠민다.
애비야, 집에 가서 같이 살면 안 되나?
어머니 이곳이 집보다 더 좋은 곳이에요!
나는 껍질도 안 깐 거짓말을 어머니에게 생으로 먹이고는
언젠가 나까지 버릴지 모를 두려운 가족의 품으로 허겁지겁 돌아온다.
고려장이 별 거냐
제자식 지척에 두고 늙고 병든 것끼리 쓸리어
못 죽고 사는 내 신세가 고려장이지
어머니의 정신 맑은 몇 가닥 말씀에,
폐부에 찔린 나는 병든 개처럼 허정거리며
21세기 막된 고려인의 집으로 돌아온다.
천하의 몹쓸, 후레자식이 되어
퉤퉤, 돼먹지 못한 개살구가 되어...
참람하다...,
나이 좀 든 한국 남녀 치고 이 시를 읽고 멀쩡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당신일까 나일까 옆집일까 앞집일까 눈물을 숨기거나 머리를 흔들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 시대의 고려장!
"아비야, 집에 가서 살면 안 되겠니?"
먹먹하다...,
나오며
이 시를 끝까지 읽다보니
시골에 홀로 계시는 울 노모가 생각납니다.
늘 외로우셔서 아침저녁으로 전화를 해드리면
"고맙다!
전화해 줘서 고맙다!
낼 또 전화 줘!...."
홀로 외로우시면서도
자식한테 피해를 주지 않으시려고 저렇게 홀로 계십니다.
또 가시는 날까지는 요양원에는 절대 안 가신다면서
당신 스스로 병원도 직접가시고,
정신줄을 놓게 되실까 봐 전전긍긍하시는 모습을 볼 때 너무 안쓰럽습니다.
홀로 외롭게 계시는 울 노모를 생각하면 마음이 짠 합니다.
이 글을 끝마친 후,
울 노모님께 전화를 드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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