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병원3 시감상/후레자식ㅡ 김인육/애비야 같이 집에 가서 살면 안되나? 애비야 같이 집에 가서 살면 안되나? 고향집에서 더는 홀로 살지 못하게 된 여든셋, 치매 앓는 노모를 집 가까운 요양원으로 보낸다. 시설도 좋고, 친구들도 많고, 거기가 외려 어머니 치료에도 도움이 돼요. 1년도 못가 두 손 든 아내는 빛 좋은 개살구들을 골라 여기저기 때깔 좋게 늘어놓는다. 실은 늙은이 냄새, 오줌 지린내가 역겨워서 외며느리 병시중이 넌덜머리가 나서인데 버럭 고함을 질러보긴 하였지만, 나 역시 별 수 없어 끝내 어머니를 적소로 등떠민다. 애비야, 집에 가서 같이 살면 안 되나? 어머니 이곳이 집보다 더 좋은 곳이에요! 나는 껍질도 안 깐 거짓말을 어머니에게 생으로 먹이고는 언젠가 나까지 버릴지 모를 두려운 가족의 품으로 허겁지겁 돌아온다. 고려장이 별 거냐 제자식 지척에 두고 늙고 병든.. 2023. 7. 17. 불안한 상황에서 떠오르는 생각들을 기록해 보기 때로 불안한 상황에 들어가기도 전에 미리 그 상황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상황이 실제로 부딪혀 보기도 전에 여러 가지 생각을 하다가 그 상황을 아예 피해버리기도 합니다. 황원장의 경우, 얼마 전에 친구한테 전화를 받았는데 전화를 받을 때까지는 그렇게 불안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만날 약속을 정하고 전화를 끊고 나니 갑자기 불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 이유를 살펴보니까, 그때 머릿속에는 다음과 같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즉 '나는 원래 친구들이 많이 모이며 말을 잘 못하는데 이번에도 나갔다가 말도 제대로 못 하고 괜히 분위기만 어색하게 만들지나 않을까? 수줍음도 지나치면 병/권정혜외 3 그렇게 되면 친구들이 나를 말도 잘 못하는 사람으로 취급하고 앞으로는 전화.. 2023. 5. 15. 감정에 휘둘리지 않았더라면... 평정심 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중, 일곱 번째 어느 날 문득 C가 말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렇게 울고불고 화를 냈는지 모르겠어요." '네? 무슨 말이에요?" "그러니까 제가 지금까지 끙끙 앓았던 문제가 실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서요." "아무것도 아니라면......, " 평온한 얼굴로 C는 중얼거렸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생각하면 울고불고 화낼 만한 일은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매사에 너무 많이 걱정하고 늘 마음을 조였던 거 같아요. 지금 같아서는. 세상사를 좀 더 여유 있게 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젠 늦었지요." "누구든지 순간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란 쉽지 않죠." "맞아요,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이 태어나듯 똑같이 죽기 마련인데, 누군가를 미워하고 증오한들.. 2023. 4. 12. 이전 1 다음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