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정신적 트라우마와 뇌
스트레스는 육체적, 정신적, 감정적 부담이나 긴장에 대해 몸이 자연스럽게 반응한 것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다. 연구가들은 예전부터 적당한 스트레스는 사람에게 에너지를 불어넣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솔직히 약간의 부담이 없다면 어떻게 제때에 리포트를 써서 내고, 집에 월급봉투를 갖고 오고, 부인 혹은 남편과 다퉜을 때 화해를 하겠는가? 문제는 사람들이 지나친 스트레스를 받으면 좋지 못한 결과를 낸 다른 것이다.
만일 당신이 겨우 몇 달 사이에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전부 겪는다면 잘 이겨낼 수 있을까? 허리를 다쳐 움직일 때마다 극심한 고통이 등뼈를 타고 다리까지 내려가고, 아이는 크게 아파서 몇 주째 침대에서 꼼짝도 못 하고, 근무 시간이 줄어서 월급은 줄고 고지서 낼 돈은 없고 무슨 이야기든 나눌 수 있었던 절친한 친구는 멀리 이사를 갔으며, 애인이나 배우자와 헤어질지 말지를 고민하는 상황이라면?
분명 엄청난 양의 스트레스일 것이다. 일부 축복받은 사람들은 험난한 풍랑을 만나도 유유히 헤쳐나가겠지만 대부분 하나에서 열까지 일이 모두 틀어지는 상황에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당신이 만일 후자에 속한다면 분명 몹시 울적하고 무력한 기분이 될 것이다. 어쩌면 너무 불안해서 잠을 못 이루거나 모든 사람과 모든 일로부터 최대한 거리를 두고 자신을 고립시키려고 할 수도 있다.
몸과 마음이 고통으로 무감각해지고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떨쳐버리기 위해 노력도 해보지만 계속 걱정이 밀려올 것이다. 그러다 결국 패배감이 온몸을 엄습하면 이제 분노를 터뜨릴 준비를 마친 상태 일지도 모른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욱하고 분노를 폭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 주로 평상시에 화를 잘 내는 사람들이 그러는데, 이들은 보통 화를 내지 않고는 스트레스를 조절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만일 당신이 앞서 설명했던 경우에 속하며, 앞서 설명했던 수준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욱하고 성질이 폭발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다.
이번에는 다른 날보다 훨씬 힘겨웠던 하루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을 떠올려보라. 마침 차선을 바꾸려는데 새빨간 스포츠카가 유유히 새치기를 한다. 도로상에서 규칙을 지키지 않는 무례한 사람을 혐오하는 당신, 그로부터 얼마 후 심각한 교통 체증으로 차가 꼼짝도 하지 않는 상황에 처한다. 그런데 마침 방금 전 새치기를 했던 빨간 스포츠카가 멋지고 여유 있는 모습으로 눈앞에 서 있는 게 아닌가. 당신은 그 순간 치밀어 오르는 화를 더 이상 참을 수 없게 된다.
당신은 갑자기 악을 쓰며 경적을 마구 울리고 폭언을 퍼부으며 삿대질을 하고, 그 사람에게 차에서 내려 한판 붙잡고 싸움을 건다. 그렇게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터뜨리고 있는 당신, 만일 스포츠카 주인이 화를 잘 참는 사람이 아니라면 둘 중 한 사람이 죽는 사태까지 벌어질 수 있다.
옛 기억도 분노를 터뜨린 원인이 될 수 있다. 어렸을 때나 청소년기에 끔찍하거나 목숨이 위험했던 일을 당했을 경우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트라우마는 뇌에 실제로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감소시키는 손상을 입혀 욱하고 성질이 폭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예를 들어 강간이나 급습으로 몸에 직접적인 상처를 입었거나, 폭력적인 장면을 목격하는 것처럼 실제로 목숨이 위험 받는 상황 때문에 받은 극심한 정신적 트라우마는 뇌를 영구적으로 변형시킨다.
이러한 변화는 피해자들이 험한 세상에서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위험을 알리는 여러 조짐에 대해 극도로 예민해지며, 자신이 지각하는 위험에 대해서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안타깝게도 없는 위험을 잘못 인식하여 불필요한 자기 방어를 하게 된다.
그러므로 자신이 보았을 때 '욱하고 성질이 폭발할 때와 스트레스를 받을 때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가?'이다. 만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라고 답한다면 당신은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거나 최대한 적게 받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욱하는 성질 죽이기/로널드 T. 포터 에프론 지음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거부감을 극복하라 (10) | 2023.05.02 |
---|---|
뇌의 허위 경보와 생존성 분노들 (2) | 2023.05.02 |
공포와 트라우마가 인간의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6) | 2023.05.01 |
집착하지 않고 현재의 삶을 누리는 방법 (4) | 2023.05.01 |
모든 중독과 강박적 행동의 근본적인 원인인 수치심 (5) | 2023.0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