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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이란 무엇인가요?

by 책통지 2023.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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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은 무엇이며 신앙을 왜 필요한가, 그리고 신앙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먼저 신앙이란 무엇인가요?

신앙을 서구인들은 이렇게 정의하고 있지요.

완성을 향해 끊임없이 자신의 작은 껍질들을 벗어가는 자각의 행위」라고요.

절대자라는 존재를 설정하고, 그 존재를 믿는 것만을 신앙으로 알고 있는 오류를, 우리 마음속에서 우선 정정해야 하겠지요.

좀 더 나은 자신, 그 완성을 위해 작은 껍질을 벗고자 하는 행위는 바로 잘 살아보고자 하는 인간의 몸무림이니, 어느 누군들 잘 살려하지 않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잘 살아 보고자 하는 마음의 행위가 신앙일지인데, 「나는 신앙이 필요 없다」는 사람은 잘 살고 쉽지 않다는 얘기가 되겠지요.

불가에서는 잘 살아 보겠다는 마음을 신 즉 믿음이라고 하고, 그 행위를 수행이라고 표현하지요.

그럼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을까요?

바꾸어 말하면 어떻게 해야 신앙을 잘할 수 있을까요?

이 물음에 불가에서는 마음을 잘 쓰면 된다고 대답하지요.

이 마움이란 신기막측 하여서, 오므리면 바늘구멍보다도 작게 되지만, 펼치게 되면 온 우주라도 감싸게 되고 더욱더 크게 펼치게 되면 삼천대천 세계를 감싸며, 과거. 현재. 미래 그리고 전생. 금생. 내생을 꿰뚫어서, 우주 법계의 생성 변화의 도리까지 알게 되지요.

이렇게 마음을 쓰면, 자연히 잘 살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는지요.

이렇게 마음을 쓸 줄 아셨던 분을 우리는 부처님이라고 하고, 그 마음을 쓰는 방법을 인도 말로 달마, 법이라고 하여서 불경이라는 책자로 엮었지요.

그 방법대로 행하는 사람을 스님, 또는 보살 또는 불자라 이름하지요.

알고 보면 잘 살고 못 산다는 것이 마음먹기에 달려있는 것이 아닐는지요.

 

2023. 05,23. 화요일에

 


여기 마음을 잘 써서 고통과 번뇌에 굴레를 벗고, 여섯  감관의 노예에서 풀려난, 허목이란 사람의 이야기를 한 번 예로 들어볼까 합니다.


허목은 조선 숙종 때 판서를 지낸 사람으로, 전생에 복을 많이 지어서 부와 명예에다가 아름답고 총명한 첩까지 두고 사는 복된 사람이었지요.

그러나 인간사 무상한 것이라 것이어서, 허목도 불행의 그림자를 면할 길이 없었습니다.

하루는 늦게 퇴청하여 돌아와 보니 반겨주어야 할 첩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요.

낮에 어느 숯장사를 따라나간 뒤,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는 계집종의 얘기였습니다.

그녀가 왜 나갔으며, 왜 자기 곁을 떠났는지 알 수가 없었지요.

몇 날을 기다리다 결국 사직서를 내고 여인을 찾아 방방곡곡을 헤매게 되었지요.

삼 년이란 세월이 지나고서야, 안동 땅 어느 마을 숯가마 앞에서, 그녀를 만나게 되었지요.

그러나 만나기는 했지만 데리고 올 수는 없었습니다.

설득과 애원을 해 보았지만 되지 않았지요.

마지막으로 자기를 버린 이유라도 알고자 했으나 그저 인연이 다 했다는 말밖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사람을 어쩔 도리가 없었답니다.

허탈가 고통, 배신감과 의혹 속에 발길은 친구가 주지 스님으로 있는 절로 하겠고, 며칠 동안을 두문분출하여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게 되었지요.

결국은 그 이해되지 않는 여인의 마음을 의심하고 의심하는 마음이 화두를 이루었고, 그 화두는 결국 허목을 견성오도의 길로 인도하게 되었지요.

화두란 불가에서 의문스러운 말머리를 잡고 늘어져서, 오직 그것만을 의심하는 방법으로, 정신일도 하여 생각하다 보면, 자연히 다른 모든 번뇌 망상과 여섯  가지 감관으로 쌓은 업이 녹아내려서 활연대오하는, 불가 위 수행 방법 중 하나인 것이지요.

결국 허목은 자신도 모르게 불가의 수행방법인 화두선을 해서, 활연대오의 인연을 얻게 된 것이지요.

육감의 노예가 되었던 마음이 대 자유를 얻어서, 삼천대천 세계와 전쟁. 금생 그리고 내생을 환히 내다볼 수 있는 자유인의 마음이 된 것이지요.

인연을 설명하자면 자신은 전생에 수도자였고, 그 여인은 수도인의 몸에서 피를 빨던 벼룩이었는데, 벼룩이 너무 커져서 몸속에 눌려 죽을까 봐, 산길 어느 바위에 벼룩을 놓아주었으며, 그 벼룩은 바위 가까이 잠을 자던 멧돼지 몸에 떨어져서 남은 생을 마치게 되었는데, 그 산돼지가 바로 숯장사라는 것이다.

그들이 금생에 다시 인연이 되어서 전생에 벼룩이었던 첩이 처음에는 자신에게 봉사하였고 나머지 생은 수장사에게 몸을 맡긴 전쟁의 사연을, 그는 훤히 알게 된 것이죠.

이야기를 마무리해 보면, 신앙이란 바로 잘 살자는 것이요, 잘 사는 것은 마음을 잘 쓰는 것이요, 마음을 잘 쓰는 것은 여섯 감관의 노예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마음, 커다란 마음으로 사는 것이 되겠지요.

그 커다란 마음으로 살 때, 서로 미워하고 사랑하며 얽혀 돌아가는 인생을, 바로 보게 되고 그 속에서 악연을 선연으로 엮어갈 수 있는 묘한 도리, 잘 사는 도리를 발견하는 것이지요.

언제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만날지 모르는 우리 들!

부디 우리 모두 함께 코 앞의 것이 아니라, 공간적으로는 온 우주 법계를, 시간적으로는 전생과 내생을, 관조할 수 있는 커다란 마음의 사람들이 되기를 합장하면서 오늘의 이야기를 맺고자 합니다.




여보게 저승 갈 때 뭘 가지고 가지 /석용산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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