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 개발은 실제로 둥근 종 모양 곡선을 그리며 완만하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날카로운 급성장도 보이고 헤쳐나가야 할 거친 후퇴도 겪습니다. 그런데도 왜 영리한 아이들을 이토록 일찍 선별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는 걸까요? 우리는 선천적인 재능을 발견하고 길러주기 위해서 이러한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이 제도는 상당히 많은 아이들을 탈락시키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타고난 재능을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쳐 버립니다.
"그럼 대기만성형 아이들은 어떻게 합니까?라는 질문이 오히려 진부하게 들릴 정도입니다. 그러나 진정 우월한 두뇌의 인지발달 과정을 보면 "대기만성"이 최적이 발달 속도일 수 있다고 신경과학은 말합니다. 이 대기만성형 아이들이 활짝 꽃을 피울 때까지 평생이 걸리는 게 아닙니다. 2 학년 말까지만 기다려서 시험을 치러도 훨씬 더 효과적으로 영재 아동을 선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흔히 영재 아동은 발전 과정이 지속적이지 않습니다. 실제로 영재 아동의 언어기술과 비 언어적 기술의 점수가 극과 극을 달려 높은 쪽 점수로는 우등반 교육을 받기에 손색이 없지만 낮은 쪽 점수로는 특수교육을 받아야 할 정도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여옵니다.
대부분이 영재교육 프로그램 설계 방식을 보면 고르지 못한 발달이 사실상 장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인지 기술은 발달했지만 발음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는 훗날 누구도 생각지 못한 새로운 방식으로 추상적인 시어를 만들어낼지 모릅니다. 다른 데는 전혀 관심 없이 오직 공룡에만 심취해 있는 만 4세 아동은 어딘가 모자란 듯 보입니다. 그러나 다른 맥락으로 보면 오히려 집중력과 방법론을 개발해 학습에 큰 도움을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 만 2세 이후로 책을 술술 읽을 수 있는데 네 개의 블록을 맞추지 못하는 아이가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수많은 대기만성형 아이들이 영재가 아니라는 오해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권력자들은 이들의 잠재성을 개발하는 것은 시간과 자원의 낭비라고 법령을 공포해 버렸습니다. 영재반 출석부는 이미 완성되어 버린 것입니다.
<양육쇼크. 포 브론슨> 애쉴리 메리먼 지음/ 이주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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