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헛소리
오늘날 우리 모두가 굳게 믿고 있는 명제가 있다. 바로 우리가 아주 특별한 일을 하게 될 거라는 믿음이다. 유명인이, 제계의 거물이, 정치인이 그렇게 이야기한다. 심지어 오프라 윈프리조차도 그렇게 말한다(그러니까 틀림없이 사실이다). 우리 하나하나가 모두 특별한 사람이며, 우리 모두가 위대한 사람이 될 자격이 있다. 그런데 이 주장이 모순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는가? 따지고 보면, 모두가 특별하다는 말은 아무도 특별하지 않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자신에게 실제로 어떤 자격이 있고 없는지를 따져보는 대신, 저 주장을 덥석 문 뒤 많은 것을 바란다.
지금은 '평균'이 성공과 실패를 가늠하는 잣대 역할을 한다. 통계의 한가운데에 있는 상태가 우리 인생 최악의 상황이다. '특별한' 성공 기준인 사회에서는 중간보다는 차라리 밑바닥에 있는 게 낫다. 밑바닥에 있으면 적어도 특별 취급은 받으니까, 그래서 많은 사람이 이 전략을 택한다. 세상에서 가장 비참하고, 가장 억압받고, 가장 핍박받는 사람이 바로 나라고 모든 이에게 호소하는 것이다. 이처럼 많은 이들이 평범함을 받아들이기를 두려워한다. 그걸 받아들이면 뭔가를 성취하지도 앞으로 나아가지도 못해서 별 볼일 없이 살게 될 거라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은 위험하다. 돋보이고 대단한 삶만이 가치 있다는 전제를 받아들이는 것은, 자신을 비롯한 대부분의 인간이 가치 없는 쓰레기라는 결론 또한 받아들인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정신 상태는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도 위험을 초래한다.
간혹 어떤 사람이 뭔가에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는 건 자신이 특출하다고 믿어서가 아니라 오히려 이런 능력은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데 집착할 때 나온다. 또 이러한 '개선에 대한 집착'은 자신이 전혀 대단하지 않다는 올바른 믿음에서 나온다. 즉 한 분야에서 위대한 성취를 이룬 사람이 '나는 아직 대단한 사람이 아니며 앞으로 더 나아질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자체가 성공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특별하며,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다'라는 식의 말은 사실 허튼소리 지나지 않는다. 맛은 좋고 술술 넘어가지만, 실제로는 영양가 하나 없어서 먹어봐야 감정에 혓바닥만 들게 하는 정크푸드일 뿐이다.
육체 건강에는 역시 채소이다. 그렇다면 감정 건강을 위한 채소는 무엇일까? 바로 무미건조하고 일상적인 삶의 진리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 넓은 세상을 고려하며, 내 행동은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아" 혹은 "내 인생 대부분이 지루하고 평범하겠지만, 그래도 괜찮아"와 같은 자세 말이다. 물론 처음에는 이런 채식이 도무지 입에 맞지 않아 고개를 돌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일단 삼키면, 몸에 힘과 활력이 넘칠 것이다. 세상을 놀라게 하는 차세대 거물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마침내 사라질 것이다. 매일같이 능력을 증명하려는 욕구 그리고 무력감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가실 것이다. 자신이 평범한 존재임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면 어떤 평가나 거창한 기대도 하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을 이루게 될 것이다. 또한 삶의 근본이 되는 경험을 깊이 음미하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소소한 우정을 나눈다거나, 무언가를 창작한다거나,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는다거나, 좋은 책을 읽고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웃는 일 등에서 즐거움을 찾게 될 것이다.
따분한 소리 같은가? 그건 이런 일들이 일상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상이 괜히 일상인가, 중요하니까 일상이다.
<신경 끄기의 기술>마크 맨슨 지음/ 한재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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