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분리수거하라
나는 넷이다. 자기를 넷으로 빠개서 살아라. 인생이 괴롭고 힘든 것은 언제나 한 사람으로만 살아가기 때문이다. 요지부동 '인간 최윤희' 하나만 고집한다면 갈등은 필수다. 상황에 따라 대상에 따라 자기를 분리수거하라. 엄마로서 아내로서 자기 자신으로서 그리고 객관적인 제삼자로서의 자기가 필요하다. 최소한 넷으로 자신을 빠개라. 훨씬 더 가볍게, 산뜻하게 살아갈 수 있다.
독립된 인생으로서의 내 행복
너의 인생의 태극기를 꽂아라
인생은 분실물 센터가 없다. 지갑이나 우산처럼 어디 보관했다가 돌려주는 물건이 아니다. 내가 스스로 찾고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우리 주위엔 여러 가지의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 편리하게 네 가지로 분류해 본다.
친구 따라 강남 가자 형... 남이 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왠지 불안하다. 친구가 백화점에 가자면 따라간다. 친구가 이쁘다고 하면 그냥 산다. 힘껏 마음먹고 저지른 일도 친구가 '너 그게 뭐 하는 거니?'라고 한마디 하면 움찔 놀라 포기해 버린다. 그야말로 친구에 의한 친구의, 친구를 위한 인생이다.
배 째라 배 째 형... 주위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며 기생한다. 자기 힘으로 하고 싶은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없다. 남이 해주는 것을 그대로 받아먹는다. 돈도 아무 개념 없이 마구 쓴다. 될 대로 돼라. 배짱이다. 내일은 또 다른 태양이 떠오를 텐데 뭘! 늘어가는 카드빛으로 가정경제는 파탄 직전이다. 남편이 뭐라고 하면 오히려 큰소리로 대든다. 내가 도대체 뭘 잘못했어? 나만한 여자 그리 흔한 줄 알아? 도적이 매를 들어도 유분수다. 여자 장진구 (드라마 <아줌마>에 나오는 남편.)
아무 생각 없다 형... 그냥 대충대충, 적당적당 산다. 미래에 대한 생각도 계획도 없다. 하루살이 인생이다. 누가 흉을 봐도 칭찬을 해도 그저 덤덤하다. 어찌 보면 도인, 어찌 보면 바보처럼, 모든 것을 초월한 듯하다. 웃을 줄도 슬퍼할 줄도 모른다. 뭘 그리 호두갑을 떠느냐 식이다. 재미라고는 약에 쓸래도 없다.
깃발을 펄럭펄럭 나부끼자 형... 확실한 자기 인생이 있는 사람. 누구에게 의해 좌지우지되지 않는다. 뚜렷한 계획과 확실한 철학이 있다. 어려운 일에도 도전하고 용기를 잃지 않는다.
<고정관념 와장창 깨끼> 최윤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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