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글

완전히 무시해도 좋은 엉터리 가치들

by 책통지 2023. 5. 4.
728x90
반응형

아파트 공터에 노여있는 장난감들




몇몇 가치는 사람들에게 으레 형편없는 문제, 다시 말해 해결이 거의 불가능한 문제를 던져준다. 그중  몇 가지를 훑어보자.

 

1. 쾌락

 

 쾌락은 좋은 것이지만, 인생 전반에 걸쳐 우선시할 만한 가치는 결코 아니다. 알코올중독자에게 쾌락을 추구한 결과가 무엇인지 물어보라. 바람을 피워 가정을 파탄내고 아이를 잃은 사람에게 쾌락으로 인해 행복을 얻었는지 물어보거라. 흡연으로 병을 얻은 사람에게 쾌락이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줬는지 물어보라.

 쾌락은 가짜 신이다. 연구에 따르면, 얕은 쾌락에 에너지를 쏟는 사람이 불안과 감정 동요, 우울함을 더 많이 느낀다. 쾌락은 만족감 가운데 가장 얄팍한 형식이기에 그만큼 얻기도 쉽고 잃기도 쉽다. 그럼에도 쾌락은 연중무휴로 살고 팔리며, 우리는 쾌락에 꽂혀 멍하게 살아간다. 적절한 쾌락은 사는 데 필수적이지만, 쾌락에는 내 충분함이라는 게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쾌락은 행복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가치와 기준을 바로 세우면, 그 결과로 쾌락이 따라올 것이다.

2. 물질적 성공


 많은 사람이 자기가 돈을 얼마나 버는지, 어떤 차를 모는지 또는 내 집에서 보이는 전망이 다른 집보다 얼마나 좋은지로 자존감을 측정한다.

 연구에 의하면, 일단 의식주와 같은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고 나면, 행복과 세속적 성공의 상간관계는 급속히 0으로 향한다. 당신이 인도에서 노숙을 하며 굶주리고 있다면, 1년에 1만 달러를 더 버는 건 행복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선진국의 중산층에 안착해 있다면, 가욋돈 1만 달러는 밤낮으로 죽도록 일만 하는 무의미한 일상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물질적 성공을 과대평가하면 정직, 비폭력, 연민과 같은 다른 가치를 상대적으로 저평가하게 된다는 점도 문제다. 자신을 행동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물로 평가하게 되면, 사람이 천박해질 뿐만 아니라 천하의 몹쓸 놈이 되기 십상이다.

 

3. '나는 다 안다'는 태도

 

 인간의 두뇌는 효율적인 기계가 아니다. 우리는 날이면 날마다 형편없는 가정을 받아들이고, 확률을 잘못 계산하며, 사실을 틀리게 기억하고, 잘못된 판단을 내리며, 일시적 기분에 휩쓸려 결정을 내린다.

 

 인간은 틀리는 게 일상이다. 따라서 당신이 성공적인 삶을 위한 기준이 늘 옳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아마도 헛소리를 스스로 합리화하고 있는 중일 것이다.


 나는 다 안다는 식으로 자존감을 세우는 사람은 시행착오를 통해 뭔가를 배울 기회를 얻지 못한다. 이들은 새로운 관점을 받아들이지 않고 타인에 공감하지 못한다. 더불어 새롭고 중요한 정보를 스스로 차단한다.

 차라리 '난 무지해서 아는 게 별로 없다'는 태도를 취하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된다. 그러면 미신적이거나 허술한 믿음에 얽매이는 대신, 지속적으로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4. 무한 긍정

 어떤 사람들은 거의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지를 기준으로 자신의 삶을 평가한다. "실직했다고? 잘 됐네, 마음 가는 데로 살아볼 기회야!" "남편이 내 친구와 바람을 피웠다고?" "음, 적어도 주변 사람들에게 네가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됐잖아. 아이가 사고만 치다가 퇴학당했다고? 대학 등록금 걱정할 일은 없겠네!"

 인생을 낙천적으로 바라보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삶은 때로 엉망진창이라는 게 사실이고, 당신이 할 수 있는 가장 건전한 일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부정적인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부정적인 감정이 더 깊어지고 오래가며 감정이 장애를 일으키고 만다. 한결같은 긍정은 일종의 회피일 뿐, 삶의 문제에 대한 적절한 해결책이 아니다.


 올바른 가치관과 기준을 확립한다면, 삶의 문제는 오히려 우리에게 활력과 자극을 준다.


 사실문제는 단순하다. 일이 꼬이고, 사람들이 내 속을 뒤집어 놓으며, 사고가 터진다. 이런 일들이 생기면 우리는 역 같은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괜찮다.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 정신 건강이 필수 요소다. 부정적인 감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건 문제를 풀지 않고 영원히 남겨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부정적인 감정을 잘 다루려면

 

 부정적인 감정을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건전한 방식으로, 그리고 자신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표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나는 비폭력이라는 가치를 수호하는데, 이를 위한 기준은 손찌검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난 화가 났을 때 분노를 표출하긴 하지만, 절대 상대방의 얼굴에 주먹을 날리지는 않는다. 과격한 소리라는 건 나도 안다. 하지만 분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분노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삶이 일부다.


 단언컨대, 화를 내는 게 엄청나게 도움이 될 때가 자기 있다. (감정은 피드백 메커니즘임을 명심하라)


 문제는 다른 사람의 얼굴에 주목을 날리는 행동이지, 분노가 아니다. 분노는 당신에게 주목을 날리라는 명령을 전달하는 것뿐이다. 전달자인 분노를 탓하지 말고, 내 주먹(이나 당신 얼굴)을 탓하라.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생각하는 습관이 들면, 삶에는 문제가 있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게 된다. 그리고 문제를 부정하면, 문제를 풀어 행복을 얻을 기회를 잃게 된다. 문제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더한다. 따라서 문제를 피하다 보면, 우리는 (즐거울지는 모르겠으나 ) 무의미한 존재로 살아가게 된다.


 장기적으로 보면, 초콜릿 케이크를 먹을 때보다 마라톤을 완주할 때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비디오게임에서 이길 때보다 아이를 키울 때가 더 행복하다. 새 컴퓨터를 살 때보다 친구와 작은 사업을 시작해 간신히 입에 풀칠만 하고 살 때 더 큰 행복감을 느낀다.


 이런 활동은 스트레스를 주고, 고되며, 때로는 불쾌하기도 하다. 또 가혹한 문제를 연이어 낳는다. 하지만 이런 것들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이자 가장 기쁜 일이다.
고통과 투쟁은 물론 분노와 절망까지 따르겠지만, 일단 해내고 나면 훗날 촉촉한 눈매로 과거를 회상하며 손주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 것이다.


 프로이트는 말했다. "어느 날 문득 돌아보면, 투쟁했던 나날이 가장 아름답게 느껴질 것이다".

 

 그러므로 쾌락, 물질적 성공, 나는 다 안다는 태도, 무한 긍정과 같은 가치는 삶의 이상으로 삼기에 적절하지 않다. 한 사람의 삶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은 쾌락, 성공, 지식, 긍정과는 거리가 멀다.



 중요한 건 좋은 가치와 기준을 못 박아 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즐거움과 성공은 그 결과로 자연이 따라온다. 즐거움과 성공은 좋은 가치관의 부산물로, 그 자체로는 공허란 쾌락에 지나지 않는다.

 

 

 

신경 끄기의 기술/마크 맨슨 지음/ 한채호 옮김.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