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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까 이렇게 한다." /진겨울

by 책통지 2023.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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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 난 벽시계는 멈췄는데 저 세월은 고장도 없네~"

 

한 트로트 가사의 일부분입니다.

사랑이 만든 시계는 고장이 나기도 하지만,

 

하나님이 만드신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절대 멈추지 않고 흐릅니다.

어느 순간부턴가 트로트는 노골적이고 천박하지만, 팝송이나 클래식은 고상하다고 여겼습니다.


마찬가지로 고학년 전문직이나 큰 부를 이룬 사업가에겐 막연한 호감과 선의로 대하면서,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가벼이 여겼습니다.

 

 

 


비교의식 속에서 열등과 자만 사이를 오가면서도 '나니까이 정도는 하는 거다'라고 생각하며

 

저의 차별을 합리화하곤 했습니다.

 배움의 기회가 없어 학력 콤플렉스가 있으신 부모님은

 

삼촌의 형사재판 과정에서 무지와 수치를 경험하신 후 재게 "판사가 돼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법원이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도 잘 모르던 초등학생 때였습니다.

저는 부모님의 뜻을 따라 법대에 가  판사가 되었습니다.

공무원이 한 사람도 없던 집안에서 판사가 나왔으니 가족들은 마치 자신의 신분이 상승된 것처럼 과도한 자존심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부모님의 불화와 아버지의 계속되는 극심한 주사로

 

가정의 고난은 멈추지 않았고, 여유롭지 못한 사법부 생활 갈등의 연속이었습니다.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송사를 들을 때 쌍방 간에 공정이 판결할 것이며 그들 중에 있는 타국인에게도 그리하라.

재판할 때는 외모를 보지 말고, 귀천을 차별 없이 듣고, 사람의 낯을 두려워하지 말라"라고 말씀하십니다.

하지만 저는 높은 학력이나 안정적인 경제력, 조리 있는 말투 등 인격과 양을 갖춘 사람들을 우대한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겐 귀천과 외모로 차별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특히 법조계 선배들의 청탁이나 부모님을 통해 집안 사람들의 사건을 부탁받을 때는

 

사람의 낯이 두려워 부담 속에서 어정쩡한 대응을 하면서 단호히 거절하지 못했던 적도 있습니다.

 지난날 저는 재판이 사법부에 속했다고만 생각했을 뿐, 하나님께 속한 것임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스스로 결단하기 어려운 일이 있거든 내기로 돌리라, 내가 들으리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알지도, 듣지도 따르지도 않았습니다.

2012년부터 교에 나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공동체에 속하여 이제는 소그룹 모임의 리더로서 섬기고 있지만,

 

주변의 어려운 상황에 있는 사람들을 배려할 때

 

'나니까 이렇게 한다'고 생각하는 교만이 여전합니다.

심지어 예배 시간이랑 <큐티인>에 간증을 나누라는 부르심을 받을 때도

 

마음 한 구석에서 교만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변호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변호사로서 고객을 상담할 때나 소그룹 모임 리더로서 공동체와 함께할 때,

 

차별 없이 들으며 사람의 낯을 두려워하지 않고 지혜롭게 임하기를 늘 기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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