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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나를 죽이고 상대방을 살린다

by 책통지 2023. 6.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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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게 늙기/ 송차선 지음

 

송차선 신부가 전하는 행복한 나이 듦의 지혜

 

 

 듣는다는 것은 말하는 것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더구나 경청한다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얼굴에 귀가 둘이고 입이 하나인 이유가 있다고들 말합니다.

 

듣는다는 것은 말하는 것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들어가기 때문에 오래 듣고 있으면 피로감이 쌓이게 됩니다.

 

누구라도 힘들고 피곤한 일은 피하고 싶어 하겠지요.

 

그런데 젊은 사람이라면 조금 피곤하고 힘든 일이더라도 젊음의 힘으로 견뎌낼 수 있을 것입니다.

 

그와 달린 노인이 되면 기력도 쇠해지니 젊은이들보다는 힘든 일은 더 피하고 싶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편하고 쉬운 것보다 힘들고 피곤한 일이지만 기꺼이 할 수 있어야 존경받지 않을까요.

 

듣는 것이 힘들어도 들어줄 수 있을 때 존경받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나 공공장소에서 소리 지르듯이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 배려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금동 성당 내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겠지만 배려가 없는 사람들은 좋아할 리가 없겠지요.

 

상대방의 말을 들어준다는 것은 이타적 행위이며 작은 것 같지만 큰 배려입니다.

잘 들어주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말할 기회를 주면 됩니다.

 

상대방에게 말할 기회를 주는 배려를 통하여 자신은 자연스럽게 듣게 되겠지요.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찾습니다.

 

행복했던 일, 기뻤던 일과 같이 좋은 이야기들만 아니라 속상했던 일, 억울했던 일과 같은 나쁜 이야기들도 누구 어게인가 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면 슬픈 일이지요.

 

한편으로는 들어줄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도 마치 강 건너 불구경하듯 집중하지 않고 듣는다면 맥이 빠져서 말하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간혹 집중해서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고 해도 많은 경우 다른 사람에게 왜곡되어 전달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말하는데 조심스러운 것입니다.

특히 비밀이라고 하면서 조심스럽게 꺼낸 이야기조차도 다른 사람에게 전달되어 매우 난처하게 되는 경우가 있지요.

 

그래서 나의 이야기를 경청해 주고 어렵사리 꺼낸 이야기는 보호해 줄 신뢰할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죠

 

하지만 노년의 성숙함을 이룬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런 사람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쉽지 않은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빛이 납니다.

 

그래서 노인도 빛이 날 수 있습니다.

 

 듣기 싫은 말은 말할 것도 없고 좋은 말조차도 두 번 이상 들으면 듣기 싫다고 합니다.

 

이렇듯 사람들은 말하는 것보다 들어주는 것을 훨씬 힘들어합니다.

 

들어주는 것,

그것도 열심히 잘 들어주는 경청은 틀림없이 피곤한 일이지요.

 

피곤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경청해 준다면 그것도 작은 희생입니다.

 

희생이기 때문에 경청은 나를 죽이는 일이고,

 

그것으로 말하는 상대방을 살리는 것입니다.

 

 

누구에겐가 말하고 싶어도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말을 합니다.

 

그러나 하고 싶은 말도 아무에게나 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나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잘 들어줄 수 있는 상대방을 찾는다면 아마 혈기왕성한 청춘보다는 원숙한 노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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