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둔 사람들이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 중, 일곱 번째
어느 날 문득 C가 말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렇게 울고불고 화를 냈는지 모르겠어요."
'네? 무슨 말이에요?"
"그러니까 제가 지금까지 끙끙 앓았던 문제가 실은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아서요."
"아무것도 아니라면......, "
평온한 얼굴로 C는 중얼거렸습니다.
"죽음을 앞두고 생각하면 울고불고 화낼 만한 일은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매사에 너무 많이 걱정하고 늘 마음을 조였던 거 같아요. 지금 같아서는. 세상사를 좀 더 여유 있게 대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젠 늦었지요."
"누구든지 순간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기란 쉽지 않죠."
"맞아요, 하지만 세상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이 태어나듯 똑같이 죽기 마련인데, 누군가를 미워하고 증오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나도 그 사람도 다 떠날 텐데요. 남을 시샘하거나 욕을 해봤자 전부 부질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어요."
"잘난 사람이든 못난 사람이든 모두 평등하게 세상을 떠나 흙으로 돌아가겠죠. 이. 진실을 좀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그동안 훨씬 마음 편하게 살았을 거예요. 사소한 일에 그렇게 아등바등하지도 않고 너무 걱정하지도 않으면서요."
인간은 감정의 동물입니다. 감정의 지배를 받지 않고 시종일관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죽음을 앞에 둔 환자인 C는 나에게 사소한 것에 마음을 다치지 말고 흐르는 시간의 강물에 감정을 흘려보내라고 몇 번이고 말했습니다. 어쩌면 그의 당부는 사소한 일을 두고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나와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감정은 양날의 검과 같아서 한 번 흔들리게 되면 냉철하게 생각하고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물론 희로애락을 표현하며 사는 삶이 결코 나쁘다고 할 수 없지만 세상만사에 마음이 흔들리고 요동친다면 평생 폭풍의 한가운데서 지내야. 할 것입니다. 감정과 이성의 추를 정중앙에 맞출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 우리는 감정을 통제하고 다스려야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놓고 보니 우선 나 자신부터 돌아보게 됩니다. 병원 일뿐만 아니라 나는 대수롭지 않은 작은 일에도 종종 평상심을 잃곤 합니다. 죽음과 비교한다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을 두고 나의 인내심의 국경선은 늘 침법 당하는 것입니다. 환자 C의 말대로 우리는 너무나 자주 보잘것없는 사고한 것에 목숨을 거는 게 아닐까요?
감정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매 순간 웃으면서 지내려면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음을 부지런히 갈고닦아 보름달 아래 연못같이 밝고 투명한 마음을 기른다면 역경과 시련이 포말처럼 사라질지 모릅니다. 화내고, 울고, 웃어도 인생의 시계는 흘러갑니다. 어차피 흘러가고 지나가는 게 인생이라면 좀 더 웃고 사는 게 낫지 않을까요?
감정에 치우친 삶, 특히 부정적인 감정에 얽매어 평생을 허비하면 돌아오는 것은 후회뿐입니다. 당신의 마음속에도 평화를 거머쥘 수 있는 인생의 나침반이 자리 잡기를 빌어봅니다.
,죽을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오츠 슈이치 지음 /황소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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