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좋은글

타인의 오해/ 타인은 나를 모른다.

by 책통지 2023. 4. 16.
728x90
반응형

 

타인은 나를 모른다.


 사람들은 남에게 대해 다 아는 것처럼 소문을 만들어냅니다. 하지만 실상은 아무런 사정도 알지 못하는 게 진실입니다.


 실제로 우리는 아주 가까운 주변 사람에 대해서도 아는 것이 거의 없습니다.
부모님에 대해서도 자녀에 대해서도 완벽하게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남편은 아내를 모르고 아내는 남편을 모릅니다. 하물며 한 지붕 아래 살지도 않는 타인의 실상을 무슨 수로 알아낸단 말입니까. 그런데도 인간은 예사로 타인에 관해 이러쿵저러쿵 떠들어야 됩니다. 신문과 주간지를 채우는 대부분의 기사는 기자가 잘 알지도 못하는 타인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생각할수록 인간이라는 존재가 재미있습니다. 우리는 이 지구상에서 같은 지점을 동시에 점유하지 못하며, 동일한 공간을 두 사람 이상이 소유하지 못합니다. 전쟁과 내전에서 행해지는 폭격을 피하고자 어머니는 어린 자녀를 품에 안고 엎드립니다. 자기 몸으로 위험을 막아주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이런 시도를 비웃기라도 하듯 어머니는 무사하고 어린 자녀만 희생되는 예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두 사람이 동일한 평면과 공간을 차지할 수 있다면 어머니와 어린 자녀는 사느냐, 죽느냐라는 운명을 함께 나눴을 것입니다. 그러나 두 사람이 같은 지점에 서 있을 수 없으므로 단 한 발자국 차이로 생사가 뒤바뀝니다 한 걸음 앞에 서 있던 어머니는 살고, 한 걸음 뒤에 따라오던 어린 자녀 목숨을 잃습니다.

 

 우리는 가까이에 아울러 살아가더라도 바라보는 인생의 풍경은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바라보고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함부로 타인의 감정과 생각을 넘겨짚지 말라고 오래전부터 스스로를 타일러 왔습니다. 그 다짐은 이 나이가 되어서도 변함없습니다. 상대방을 위해 나의 희생을 감수하며 수고한 일이더라도 그가 고마움을 모른다고 해서 서운해한다거나 화를 내서는 안 됩니다. 그럴 수도 있음을 인식하며 미리 각오해둬야 합니다.

 

 인간관계의 보편적인 형태는 서로 간에 뜻이 맞지 않고 오해가 생기는 것입니다. 오해를 이해하지 못하는 데서 관계가 틀어집니다.



<약간의 거리를 둔다>소노아야코지음/ 김욱 옮김,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