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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대의 전략

by 책통지 2023.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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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전략을 고수한 결과...


  만약 위기 때문에 여행을 해야 한다면, 기업은 자신의 전략을 상황에 맞게 일부 혹은 전면 조정을 해야 한다. 기업이 기존 전략에 매달리며 위기가 심각하지 않을 때에는 잘 통할 수 있을지라도, 심각할 때에는 그렇지 못하다. 왜냐하면 기존 전략에 매달리는 것은, 북극으로 가고 있는 기업을 고비사막으로 끌고 가려는 것과도 같기 때문이다.


 이런 일반적 실수는 경영권을 고수하려는 리더들이 많이 저지른다. 경영이란 가장 좋은 조건하에서도 운용해 나가기가 쉽지 않으므로, 위기 상황에서는 더 말할 나이가 없다. 위기가 발생하면 기업의 기존 전략들이 휴지 조각이 되어버리는데도, 대부분의 중간관리자들은 그 기존 전략이 자신들의 노력이 결실이자 경력이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몇십 년간 시장을 독점해 온 대기업일수록 특히 심하다.

  대규모 변화의 물결이 밀어닥치면 임원들은 정신을 잃고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대부분 위기를 평상시의 업무처럼 다루려고 하다가 처음부터 큰 코를 다치게 된다. 하이테크 대기업인 아타리도 이런 나쁜 경우에 해당된다.
 10년 전, 기업 지명도에서 코카콜라 다음가는 회사였던 아타리는 1만 명의 직원과 20억 달러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그런데 저질 컴퓨터게임들 때문에 판매고가 3억  5천만 달러로 하락하자, 아타리의 소유주인 워너 커뮤니케이션 사는 코모도 인터내셔널의 창업자인 잭 트라미엘에게 2억 5천만 달러로 떨어지고 수익도 형편없이 곤두박질쳤다. 더욱이 이 회사에서는 그 후 30개월 동안에 27명의 임원들이 해임되었고, 1987년에 16달러였던 주가는 1992년에 1 달러 정도밖에 안 되었다.

 무엇이 잘못되었던 것일까? 그 원인은 위기에 휘말린 회사를 인수한 트라미엘이 예전의 경영전략을 그대로 적용하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기 때문이었다. 전성기에 트라미엘은 마케팅과 홍보 및 시설비가 거의 필요치 않은 값싼 컴퓨터로 경쟁자를 물리치는 방법으로 승승장구해 왔다. 이 전략이 잘 맞아떨어져 코모도는 주가가 치솟았고, 트라미엘은 포브스 400대 기업에 선정되었다.

 아타리를 인수했을 때 트라미엘은 당연히 예전의 전략을 고수했고, 그가 사장으로 임명한 아들 셈도 마찬가지였다. 즉 그들은 전자오락게임 대신에 값싼 컴퓨터를 출시했지만, 그것으로 아타리의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다른 모든 경쟁사들도 값싼 컴퓨터를 내놓은 데다, 사람들이 아타리의 제품보다 그것들이 더 성능이 좋다고 인식한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닌텐도와 같은 전자 오락 게임 경쟁사들이 게임 분야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림으로써 컴퓨터와 전자오락게임을 차별화시키자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구시대의 전략은 소비자에게 전혀 먹히지 않았던 것이다.

 


<위기관리 5가지 함정과 7가지 해법> 마이클 실바·태리 맥건 지음. 김두철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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