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틀렸다는 걸 인정하면 현재의 문제가 어떻게 바뀔까요
이건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다. 이를 통해 내가 건전한 가치관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인지, 아니면 신경과민에 시달리며 자신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화풀이를 해야 하는지 판별할 수 있다.
이 질문의 목표는 어느 문제가 더 나은지 알아내는 거다. 실망 판다가 말했듯이, 살아가다 보면 문제가 끝없이 생기기 때문이다.
에이미 오빠에겐 어떤 선택지가 있을까.
A 가족을 배경으로 막장 드라마를 써 내려가며 행복의 정의를 뒤흔들고,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던 여동생과의 관계를 망친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저 저놈은 내 여동생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예감 또는 직관이 전부다.
B 여동생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과연 자기가 결정할 수 있는지 의심한다. 겸손한 자세로 여동생이 충분히 자기 삶을 결정할 수 있다고 믿는다. 설령 믿음이 가지 않더라도 사랑하는 마음으로 여동생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존중한다.
대부분의 사람이 A를 선택한다. 그게 쉬우니까. 깊이 생각하지 않거나 제고할 필요도 없고, 맘에 들지 않는 다른 사람의 결정을 받아들여야 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A는 사건에 관련된 모두를 몹시 불평하게 만든다.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건전하고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게 해주는 건 B다. 겸손함을 잃지 않고 무지를 인정하게 해주는 것도 B다. 불안을 넘어서서 성장하게 해 주고, 충동적이거나 교활하거나 이기적으로 굴 때를 인식하게 해주는 것 역시 B다. 그러나 B를 선택하면 힘들고 고통스럽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이 B를 선택하지 않는다.
에이미의 오빠는 그녀의 약혼에 반대할 때, 자신과의 가상 대결에 돌입했다. 물론 그는 자기가 동생을 보호하려 한다고 믿었다. 하지만 앞서 보았듯이 우리 믿음은 자의적인 것이다. 심지어 어떤 믿음은 우리가 이미 선택한 가치와 정당화하기 위해 나중에 만들어진다. 그는 자기 생각이 틀렸을 가능성은 고려하기보다 차라리 동생과의 관계를 망치는 표현을 택했다. 전자를 택하면 애초에 그가 잘못된 생각을 하게 만든 불안을 떨치는 게 도움이 있을 텐데도 말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늘 옳다는 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틀리고 당신이 오를 때도 있다. 내가 보여주려는 건 평범한 현실이다. 당신과 세상이 대결하는 느낌이 든다면, 실제로는 당신과 당신 자신이 대결하는 게 현실일 가능성이 크다.
<신경끄기의 기술> 마크 맨슨 지음/ 한재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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