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경계선을 설정하기

잠실 석촌호수 다리밑야경

 경계선이란 한계를 말한다.

 그것은 자신의 땅이 어디서 시작되고 끝나는지 규정짓고, 다른 사람들의 땅과 구별 짓기 위해 자신의 집 주위에 설치한 담과 같다.

 역기능 가정에서 우리는 어린 시절에 자신의 개인적인 경계선이 자주 침범당하곤 했다. 신체적 학대와 성적인 학대는 명백한 경계선 침범이다.

 부모들이 자녀의 개인적인 경계선을 무시하는 방식은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우리가 안에서 목욕하고 있을 때 문을 열거나 들어오는 것, 십 대 딸이 옷을 갈아입고 있을 때 아버지가 들어오는 것, 부모가 허락을 받지 않고 자녀의 서랍이나 서류를 뒤져보는 것, 심지어 자녀가 열쇠를 잠가 놓은 일기를 몰래 읽는 것 등이다.

 이런 것을 자신들의 "권리"라고 생각하는 부모들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경우는 중대한 경계선 침범이며, 우리가 성인이 되어도 자신이 관계에서 적절한 경계선을 설정하는 것을 힘들게 하는 요인이 된다.


 어쩌면 우리는 자기 자신을 위해 경계선을 설정할 "권리"가 나에게 있다는 확신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애착성 척도에 대해 배웠다. 어떤 가정들은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의 삶에 거의 상관하지 않으면서 외딴섬처럼 살아가듯이 "이탈"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어떤 가정은 너무 서로에게 매여있어 각자의 정체성이 어디서 시작되고 끝나는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밀착"되어 있는 것도 보았다.

 용서의 과정을 밟아 나갈 때, 종종 우리는 새로운 경계선을 설정하고 그 속에서 작업해 나가도록 자기 자신에게 "공간"을 허락할 필요가 있게 된다.

 때때로 이러한 경계선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관계 맺는 방식이나 다른 사람들이 우리에게 관계 맺도록 허락하는 방식과도 상관이 있다.

 예를 들면, 어쩌면 우리는 "지금부터 나는 내가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머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집은 어떻게 청소해야 할지 어머니의 제안을 받아 들기도 할 것이다". 또는 "나는 자녀를 어떻게 키울지에 대해 아버지의 조언을 들을 것이지만, 아버지가 말하는 그대로 다해야 한다는 부담을 갖지는 않겠다"라는 식의 결정을 할 수도 있다.

  많은 경우에, 경계선을 설정한다는 것은 한동안, 어떤 유익을 위해 다른 가족 구성원 들로부터 신체적으로 떨어져 있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나는 우리에게 도움을 요청해 올 때까지 여러 정신건강 시설에 들락거렸던 22살의 페니를 기억한다.

 병원에 입원할 때마다 그녀는 놀라운 진전을 보였다. 그러나 퇴원한 지 몇 달도 채 못 되어 그녀는 다시 이전 상태로 돌아가곤 했다.

 우리가 그녀의 가계도를 그려보고 그녀의 가족 시스템에 있는 삼각관계를 그렸을 때, 페니가 가정에서 속죄양 역할을 떠맡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가족들을 떠나 있을 때, 그녀는 잘하는 편이었다. 그러나 가족들에게 돌아가자마자, 그녀의 옛 문제는 재발했던 것이다.

 페니는 한동안 가족들로부터 떨어져 살 필요가 있다고 결심했다. 그녀는 혼자 살 아파트를 전세를 얻었다. 병원에서 퇴원했을 때 그녀는 집으로 가는 대신 그곳으로 갔다.

 그녀는 가족들에게 자신이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설명하고 매주마다 자신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가족들에 편지를 쓰기로 약속했다. 가족들은 그런 변화를 좋아하지 않았고 그것은 방해하려고 했지만 페니는 흔들리지 않았다.

 3개월이 지나자 페니는 가족들과 다시 관계를 시작할 수 있다고 느꼈다. 그녀는 정기적으로 전화를 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자주, 얼마나 오랫동안 전화할지 점검하고 부모들과 말하고 싶거나 말하고 싶지 않은 화제들을 검토하면서 말했다.

 페니가 아버지에게 특정한 화제는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설정한 경계선을 실행하려고 노력할 때, 그녀의 아버지는 화를 내고 끈기가 그녀를 방해했다.

 페니는 고민에 빠졌다. 내가 올바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인가? 그녀는 아버지에게 다시 전화해서 사과하고 싶은 유혹과 씨름했다. 그러나 그때 그녀는 모든 것을 주의 깊게 생각하고 자신이 그렇게 한 것이 올바른 것이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다음 날 아버지가 그녀에게 전화를 했을 때, 그녀는 기운을 얻었다. 그녀는 말했다. "난생처음으로 아버지가 나를 진짜 사람 취급을 했어요. 그건 마치 내가 성인이며 나에게도 경계선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시작한 것 같았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떤 경계선은 일시적일 뿐이라는 것을 발견한다. 그것들은 우리가 특별한 어려운 순간을 헤쳐 나가는 동안 좀 더 많은 공간을 허락해 준다.

 그러나 영구적인 경계선도 있다. 그러한 경계선을 우리의 가족 시스템의 역동관계 속에서 더 영구적이고 나은 변화를 만들어내는데 도움을 준다.

 

 

 

부모를 용서하기 나를 용서하기/데이비드 스툽. 제임스 매스텔러/정성준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