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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체력 관리는 곧 경력 관리

by 책통지 2023. 5.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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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공부했던 내 친구가 결론을 내린 말이 있다.


'모든 것은 체력이 결정한다'는 말이다.


사흘 밤새우기는 우습게 아는 서양애들과 같이 경쟁하다 보면 역시 체력이 최후의 승자를 판가름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무리 머리가 뛰어나봤자, 잔머리 굴려봤자 햄버거를 그 자리에서 대여섯 개씩 먹어가면서 공부하는 애들하고 비교가 안 된다는 것이었다.


 나 역시 내가 좋아하는 작가 마이클 클라이튼 니 한번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 햄버거만 먹으면서 꼼짝 않고 작업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역시 체력은 국력이야'라고 감동했다.


하기는 마이클 클라이튼은 주로 체력 좋은 여자를 주인공으로 잘 삼는다.


<폭로>의 야심만만을 커리어우먼 메리디스 존슨을 마이클 클라이튼은 주인공 남자의 입을 빌어 이렇게 표현하지 않는가.


"그 여자 끝내줘요.


그 여자는 절대로 약한 여자가 아니에요. 어느 정도냐 하면 스텝퍼를 한 시간이나 할 수 있는 여자라고요."라고.


 물론 우리나라 여성들의 체력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 젊은 여성들의 체력은 일단 아시아권에서는 평가를 받는 모양이다.


얼마 전에 홍콩 취재를 간 적이 있었다.


홍콩의 세기말(?) 불황 때문에 고전하면서도 여전히 금융의 중심지였다.


특히 아시아권에서는 독보적으로 여성들을 선진국 눈높이로 대우하는 홍콩에  요 몇 년 전부터 우수한 아시아계 여성들이 속속 몰려들고 있었다.


 그런데 사석에서 만난 홍콩의 한 은행가가 말하기를 수많은 아시아계 외국 여성들 가운데 한국 여성이 최고라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ㄱ나라 여성은 일은 차분히 하는데 머리가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고, ㄴ나라 여성은 영어도 잘하고 머리도 좋은데 결단력이 없어 회사에 큰 이익을 남겨주는 법이 없고......,

 

 

 

 

하지만 한국 여성은 발군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어 잘하지, 머리 좋지......,

 

눈 똑바로 뜨고 자기 의견 주장 잘하지,

 

복처녀 복부인의 후손답게 과감한 배짱으로 배팅 잘하지, 머리 좋지......,

입에 침이 마르게 칭찬을 하면서도 그는 "그러나 가장 뛰어난 점은!" 하고 강조에 거듭하며 답을 남겨뒀다.

 

"무엇보다도 한국 여성은 체력이 좋아요.


다른 나라 여성들은 하루만 밤을 새도 픽픽 쓰러지는데, 한국 여성은 사흘 밤낮 끄떡없이 버팁니다.

 

그러니까 그저 먹을 것만 옆에 쌓아두면 사흘 밤낮 꼬박 일을 하는 겁니다.


아-, 정말 대단합니다." 하는 것이었다.

 이제 세계는 글로벌 경제 -지구의 한 편이 깨어 있는 한 그 다른 한 편도 눈을 비비고 깨어 있어야만 하는 시대가 되었다.


당신이 잠들어도 저 한편에서 컴퓨터 자판을 신명 나게 두드리는 맞수가 있다.


새 밀레니엄에는 체력이 많은 것을 결정한다.

바로 그 시대에 아시아권에서 체력 하면 한국 여성을 따를 자가 없다.


하기는 박세리나 김미현을 생각해도 한국 여성의 강단, 뛰어난 체력은 한마디로 '감동' 그 자체이다.


 이제 21세기- 물론 일을 하는 데 있어 힘자랑은 필요 없다.


그렇지만 그 일을 즐기차게 집요하게 마무리할 수는 '끈기''강단'은 더욱더 중요해졌다.


내가 잠들어도 고객은 잠들지 않는다.


나의 컴퓨터는 부지런히 신호를 받고 또 신호로 보낸다.


세계 경제는 한치의 시차도 없이 움직이고 있다.


'잠들지 않고 대응'하는 며칠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이다.


 굳이 21세기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좋은 체력을 지니는 일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우리는 상품을 살 때 시들고 허술한 것은 사지 않는다.


조직에서 노동력은 상품이다.

 

그렇다면 나라는 상품에는 이른바 하자가 있어선 안 된다.


내가 아는 잡지사 기자는 한 달을 단위로 정신없이 산다.


잡지사는 중순부터 기사 마감이 되는 2여 일 전후까지 한 일주일 동안 야근을 하고 때에 따라 철야를 하기도 한다.


그 기자는 중순 정도가 되면 야근과 철야에 대비해 체력을 비축한다.


점심부터 곰국이나 삼겹살을 구워 든든하게 먹고 절대로 무리한 일은 하지 않는다.


즉 일을 하는데 몸이 받쳐주는 부분이 얼마나 큰지를 알기에 '하자가 있는 상품'이 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보살피는 것이다.


 회사에서 결정적인 프로젝트가 떨어졌을 때 당신이 곰 못지않은 체력으로 버틴다며 당연히 더 돋보인다.

 

가장 바보스러운 일은, 일은 실컷 하고 말미에 가서 과로로 쓰러져버리는 것이다.


남 좋은 일만 실컷 해주는 셈이다.


'준비된 체력'이란 일을 하는 과정에서도 필요하지만 일이 끝난 후 살아남기 위해서 그 일의 공을 챙기기 위해서도 더욱 필요한 것이다.

마라톤은 마지막 5분이 중요하다.

일도 마찬가지이다.
앞에서 아무리 펄펄 뛰어봤자 끝까지 버티지 못하면 말짱 헛것이다.


끝까지 버티고 살아남기 위해 체력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체력 관리는 경력 관리이다.

 

 

 

 

 

간절히 두려움 없이/전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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