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분, 아우성, 하소연, 불평, 불만, 통곡 등의 언어가 그때그때 밖으로 분출되지 못하고 어떤 압력에 의해 억누름을 당할 경우, 건강과 정신 상처를 받고 충격단계의 무감각상태로 후퇴하게 되기 쉽다.
쉬운 예를 하나 들어보자.
화가 나 어린아이가 울려고 할 때 부모가 너무 엄격하게 이를 제지하는 일이 반복되면 그 아이는 훗날 정신 질환을 알게 될 확률이 높다.
그런 아이들에게서 창의적인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는 것을 좋게 보지 않는 서구 사회에서는 아이들이 울어야 할 때 울지 못하고 찾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오늘날 서구의 목회자들은 울지 못한 데서 파생된 여러 가지 정신 장애를 앓고 있는 교인들을 치유하느라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므로 애통의 단계에서 어떤 종류의 언어가 되었든 자신의 아픔을 표현할 수 있을 때 소망이 있다.
아픔의 언어란 자신의 아픔을 울음으로, 노래로, 통성기도로, 대화로 털어내는 하나의 방법이다.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자신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이 다.
그러나 상당수의 사람들은 애통의 언어를 자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식으로 표현한다.
인간은 위기를 만나면 그 원인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으려 하는 속성을 갖고 있다.
그래서 전가할 이유가 전혀 없는데도 주위 사람들을 못 살게 구는 경향이 있다.
위기에 처한 사람은 불안과 긴장을 보통사람들보다 더 심하게 느끼며, 이러한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서 분노와 짜증으로 변화된다.
이런 사람들은 평상시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사소한 문제에도 쉽게 울분을 터뜨리는 경향이 있다.
이럴 때 만일 이 위기의 원인 제공자가 존재한다면 그가 분노의 표출 대상이 된다.
위기 당사자는 이런 식으로 자신의 감정이 모두 사그라질 때까지 주위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위기를 만난 남편이 애통의 단계에 들어섰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남편이 성숙한 사람이라면 자기의 고통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고 아프지만 건전한 방법으로 처리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렇지 않다면 가장 먼저 상처를 입게 되는 사람은 아내이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만일 자신의 울분을 아내 앞에서 터뜨리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제3의 사람이 그 대상이 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아픈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발산할 때 반드시 명분을 찾는다.
그러니까 이때 발산되는 그의 분노의 원인은 엉뚱한데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엉뚱한데 원인이 있는 울분의 폭발은 그를 위기 상황으로 몰고 간 사건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사람에게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위기 당사자가 마음의 평온을 되찾으면서 자신의 과오를 사과하는 사실을 흔히 볼 수 있다.
이것은 누군가에게 자신의 애통한 감정을 털어놓을 때 치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서 애통의 단계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던 아픔의 감정들이 쏟아져 나오게 되면 병적인 상태가 건전한 상태로 회복되는 것이다.
이런 때를 상담에서는 '감정의 정화'라고 이야기한다.
위기와 상담/ 정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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